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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실]/한국인이 좋아하는 클래식 100선

[32] 드보르작 / 가곡 ‘나의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

by 세포네 2023. 7. 31.
 



         Ciganske melodie, Op.55-No.4
                                 Als die alte Mutter

                 드보르작 / 어머니가 가르쳐 준 노래
                 Dvorak, Antonin Leopold 1841~1904 체코


Als die alte Mutter mich noch lehrte singen,
sonderbar, daß Tränen ihr am Auge hingen.
Jetzt die braunen Wangen netzen mir die Zähren,
wenn ich will die Kinder Sang und Spielen lehren!

늙으신 어머니 나에게 그 노래 가르쳐주실 때,
어머니 눈에 눈물이 곱게 맺혔었네.
이제 내 어린 딸에게 그 노래 들려주노라니,
내 그을린 두 뺨 위로 한없이 눈물 흘러내리네.


 
드보르작의 서정적인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는 가곡집‘집시의 노래’7곡 중 네번째 곡이다. 가사는 체코의 시인 아돌프 헤이둑의 시이다. 드보르작의 조국 체코는 우리나라가 일제 36년 동안 말과 글을 빼앗기고 살았던 것처럼 오스트리아의 압제하에 오랫동안 자기네 말과 글을 사용하지 못했다.체코말 사용이 금지되던 시절의 절실한 애국심과 이 노랫말이 어떤 연관이 있었으리라는 상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헤이둑의 시‘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를 읽었을 때 시인의 효성에 공감하고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정감이 절절해서 곡을 붙였을 것이다. 원래 가곡집 '집시의  노래'에 담긴 6개의 가곡들은 대개 활력이 넘치고 자유정신과 강한 기질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는 예외이다.

드보르작은 열여섯 살에 고향을 떠나 프라하에서 음악공부를 했고 작곡생활을 했다. 이 노래는 그가 서른아홉 살에 작곡을 한 것이다. 나이가 들었지만 어렸을 때 그리워하던 어머니의 정이 이 노랫말을 만나서 불붙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 슬픈 듯하고 아름다운 정감을 자아내는 이 노래를 듣노라면 이 노래를 작곡하기 전 2, 3년 동안 첫째딸, 둘째딸, 장남을 한두 살에 잃어버린 아버지 드보르작의 참척의 슬픔이 배어 있는 것도 같다. 그 옛날 저무는 놀을 등지고 “자장자장 우리 아기 새근새근 잘도 잔다...”
하시던 우리 어머니의 노래는 낮고 슬퍼서 땅 속으로 잦아 들었었다. 그 어머니의 애수도 어릴 적에 잃었던 세 자녀에 대한 참척의 슬픔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을까. 어머니 가신 지 오래지만 새삼스럽게 아픈 기억으로 되살아난다. 아기를 서글프게 재우실 때 멀리 산 아래로 날던 새들처럼, 찾아가 안길 어머니 품이 없으니 이 거대한 대지 위에 홀로 선 나는 지향없이 흘러가는 종이배처럼 하느적거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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