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Concerto No. 1 B flat minor op. 23 피아노 협주곡 1번 B flat단조 TCHAIKOVSKY (1840 ~ 1893)
차이코프스키의 3개의 협주곡에서 가장 유명한 협주곡 1번이다.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하면 지금듣는 1번 1악장을 연상한다. 이것은 아마 4대의 호른으로 시작하는 포르티시모의 충격적인 느낌, 그리고 러시아의 토속적인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서주 주제의 친근함 때문이리라 생각한다.이곡은 1875년 35세 때인 4월에 완성되었다. 이 곡을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에게 헌정하려 했는데 그는 이 작품을 듣고 혹평을 가하면서 냉담한 태도를 보여 한스 폰 뵐러에게 바쳤다. 차이코프스키는 그 당시 뵐러와 교제는 없었지만 그가 독일에서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에 호감을 갖고 소개하는데 노력하였기 때문이다. 뵐러는 이 곡을 기쁘게 받고 이 협주곡은 지금까지의 차이코프스키 곡중 최고의 걸작이라고 격찬했다. 뵐러는 1875년10월 25일 미국 보스턴에서 그의 지휘로 최초의 공연을 하였다. 이 곡은 세련되었지만 유럽적인 화려한 면은 부족하다고 할 수있다. 그러나 슬라브적인 중후한 굵은 선과 색채적인 관현악법은 이 작품의 진정한 매력이라 할 수 있다. 1878년 파리 대박람회에서 러시아의 대표자로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이 초빙되어 이 작품을 독주하여 큰 성공을 이루었다.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은 이 후부터 이 작품에 냉담했던 것을 뉘우치고 호감을 갖고 자주 연주하게 되었다. 차이코프스키 또한 루빈스타인이 처음 혹평했던 부분들을 1889년 수정하였다. 사실 연주하기 힘든 화음과 겹음,옥타브의 패시지가 많고 무겁고 둔한 점 등은 차이코프스키가 피아노의 기교에 정통하지 못했기 때문이지만... 베후를 일관하는 웅대한 악상은 외면적으로 기교적인 난점을 감싸주고도 남음이 있는 걸작 곡이다.
1악장 Allegro non troppo e molto maestoso(너무 빠르지 않게 그리고 매우 웅장하게) 3/4박자 서주를 가지는 자유로운 소나타형식 주부/Allegro con spirito, 4/4박자 110마디부터는 b플랫단조로 전개되며, 피아노가 쓸쓸한 느낌의 주제를 튕기듯이 연주한다. 이 주제는 차이코프스키가 카멘카에 갔을 때 거리의 눈먼 거지들이 부르던 노래를 스케치 해 둔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30대였던 호로비츠와 전설적인 지휘자이자 그의 장인이었던 토스카니니에 의한 연주로, 일단 연주자들만 보아도 이미 이 연주의 성격은 결판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80년대에 아쉬케나지는 자신이 피아노를 공부하던 시절의 호로비츠에 대해서 지금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을정도로 무시무시한 피아니스트였다'라고 이야기 한적이 있는데, 바로 그 시기의 연주기록이 이 음반인 것이다.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은 또한 호로비츠가 미국 데뷔의 초창기에 연주하여 미국의 음악계를 충격으로 몰아 넣은 곡이기도 하며, 토스카니니와의 인연을 맺어준 곡이이도 하다.
2악장/Andate semplice(느리고 간결하게), 6/8박자, 세도막형식 처음에는 1악장의 긴박감과 열기를 식히듯이, 현악기군이 조심스럽게 D플랫장조의 피치카토를 연주한다. 뒤이어 플루트의 독주로 매우 소박하고 아름다운 2악장의 주제가 등장하며 역시 차갑고 단순한 선율로서 화려하고 장대한 1악장과 대조를 이룬다. 호로비츠와 토스카니니에 의한 이 곡의 녹음은 여기서 소개할 41년의 녹음과 43년의 라이브녹음 두 가지가 있으며, 어느 연주가 낫다고 단정해서 말 할 수는 없지만(음질이라는 면에서는 41년 녹음이 훨씬 좋고, 워낙에 라이브에 강한 호로비츠라는 것을 생각하면 43년의 녹음이 나을 것도 같지만 역시 리마스터링되어 발매된 41년의 녹음이 여러 가지 의미에서 감상하기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41년의 녹음만을 선정하였다. 이 피아노협주곡의 좋은 연주는 확실히 많지만, 디지털시대로 접어든 이후 그다지 주목할 만한 연주가 없었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곡에 대해 개성적인 접근을 한 연주자가 거의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호로비츠와 토스카니니에 의한 이 녹음은 차이코프스키의 협주곡을 듣는데에 있어서 결코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연주이다. 독주자와 지휘자의 악마적인 상성이 혼연일체가 되어 한 순간의 느슨함도 보이지 않고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그 강인함은 다른 어떤 연주에서도 찾을 수 없는 충격을 전해준다.
3악장/Allegro con fuoco (빠르고 격렬하게), 3/4박자 론도형식 작곡자 자신의 바이얼린협주곡과 마찬가지로 종악장은 러시아 농민의 춤곡을 소재로 한 거칠고 흥겨운 곡이다. 주제는 피아노에 의해 b플랫단조로 제시되며 유쾌하고 리드미컬한 러시아의 향토성이 아주 짙게 드러나 있다. 이 정도로 '도에 넘치는'박력은 동시에 거부감을 느끼게도 하는데, 이것이 이 연주를 위험한 선택'에 넣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망설임을 일으킨 원인이다. 1악장을 거의 18분 대에 연주해 내는 그 속도도 대단하지만, 도입부에서 토스카니니의 용서없는 질주와, 마치 폭풍이 몰아치는 듯 한 호로비츠의 폭발적이고 정확한 터치를 듣고 있으면 당당하고 웅장한 리히터의 연주는 물론, 자유분방하고 정열적인 기백에 넘치고 있는 아르헤리치의 연주에 익숙해 진 사람들까지도 한동안 넋을 잃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심지어는 어처구니가 없다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지만, 이토록 강인한 연주가 결코 낭만주의 시대의 변덕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토스카니니의 계획적인 의도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나면 그의 연주미학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호로비츠도 이러한 강인한 연주에 반대했었다고 하지만, 폭군 토스카니니의 강요에 굴복하는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모든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녹음 중에 가장 개성적이며, 피아니스트의 기량, 오케스트라의 당당한 반주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녹음이지만 유감스럽게도 녹음 상태가 그다지 좋지 못하며, 차이코프스키의 원래 작곡의도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연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1, 2, 3악장 전체를 통해서 한 순간도 긴장을 풀지 않고 있으며, 연주의 태도 또한 완전히 초지일관, 직선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2주제의 전개부 토카타에서 신들린 듯한 호로비츠의 터치는 젊은 시절 그의 초절기교를 극히 잘 드러내어 주고 있으며, 2악장에서의 영롱하고 맑은 터치는 40년대의 열악한 녹음을 완전히 잊게 해 줄 정도이다. 3악장의 거친 춤곡을 연주하는 토스카니니의 숨가쁜 기백은 90년대에 녹음된 니콜라예바-페도세에프의 연주 이전에는 비교할 만한 연주가 없었던 강렬함을 자랑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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