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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과거적 깨달음, 미래적 깨달음

by 세포네 2016.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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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오늘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깨달았는지를 물으시는데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고 물으십니다.

          그러니까 그물과 고기의 비유만을 깨달았는지 물으시는 것이 아니라

          13장에서 드신 모든 비유들의 뜻을 다 깨달았냐고 물으시는 겁니다.

           

          그러므로 오늘은 단지 그물과 고기의 비유에 국한되지 않고,

          아예 깨달음 자체에 대해서 묵상을 나눠보겠습니다.

           

          깨달음은 지금까지 모르던 것을

          이제 알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순히 모르던 것 지식 하나를 더 알게 된 것이 아니라

          모르고 있던 내가 알게 된 것 그 자체를 말하는 겁니다.

           

          , 그것을 몰랐네.’가 아니라

          그것을 내가 몰랐네.’라고 하는 것이며

          내가 모르고 있었음을 알게 된 것이고,

          모르고 있는 나임을 알게 된 겁니다.

           

          그래서 깨달음은 기본적으로 과거적 깨달음입니다.

          지금까지 내가 모르고 있었고,

          그래서 어리석었으며,

          그래서 잘 못 살았음을 깨닫는 것이고,

          그래서 깨달은 사람은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라고 토로합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어떤 어리석음일까요?

          그것은 정작 알아야 할 것은 모르고

          쓸 데 없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며,

          더 중요한 것은 모르고

          덜 중요한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고,

          그래서 중요한 것은 놓치고

          쓸 데 없는 짓만 했다는 것입니다.

           

          가장 흔한 깨달음이

          돈이 그리 중요한 것 아닌데 돈이 가장 중요한 줄 알고

          건강도 잃고, 가정도 잃고, 형제도 잃고

          친구도 잃었음을 깨닫는 것이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과거적 깨달음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다 잃고 난 뒤에야 오는, 상실의 깨달음입니다.


          그런데 깨달음이 과거적 깨달음,

          상실(잃음)의 깨달음으로만 그치면

          이 깨달음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그저 마음만 아픈 깨달음이기에

          깨달음은 반드시 미래적 깨달음,

          터득(얻음)의 깨달음이어야 합니다.

           

          알아야 할 것을 몰라 어리석었던 사람이

          이제 깨달음을 통해 지혜를 터득하게 된 것이고,

          그래서 전에는 잘 못 살았었지만 지혜를 터득한 지금부터는

          전과 같이 무지몽매無知蒙昧하게 살아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어두움 가운데 있던 사림이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깨달아 빛 가운데 살게 된 것입니다.

           

          프란치스코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어두움 가운데 있을 때

          빛이신 주님께 자신의 어두움을 밝혀달라고 청하였는데

          우리도 참 빛이신 주님의 조명을 받아야만 합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세상이 빛이다. 나를 따르는 사람은

          평생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오늘 주님께서 하늘나라에 관한 비유를 다 마치신 다음

          너희는 다 깨달았느냐고 제자들에게 물으신 것처럼

          우리도 주님의 가르침을 받아 지혜를 깨달아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빛이십니다.

          이 빛을 받지 않으면 우리는 평생 어둠 가운데 삽니다.

          빛이 없으면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보려고 해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빛이 없는 눈들이 되지 말아야 함을

          우리는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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